‘대풍작’, 삶의 열기 더해

설을 쇠는 즐거움은 집집마다 등불을 달고 춘련을 붙이는 외에 여러 가지 별미를 장만하는데 흑룡강 대부분 가정들의 제야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있다. 바로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좋아하는 ‘대풍작(大丰收)’이다.

이 료리는 동북 농촌에서 기원했다. 농번기, 바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더 이상 볶고 튀길 정력이 없어 가을에 수확한 채소 종류가 많기 때문에 각종 농작물을 함께 솥에 넣어 삶는데 이를 ‘동북대란돈(东北大乱炖)’이라고 했고 또 ‘대풍작’이라고도 불렀다. 이 료리는 사실 ‘마구 삶는 료리(乱炖)’가 아니라 돼지갈비, 줄당콩, 감자, 옥수수 등 다양한 재료를 함께 끓여서 만든 료리로 색갈과 향기가 모두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기와 채소가 잘 배합되여 영양 또한 풍부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료리에는 해마다 대풍작을 이루려는 흑토지 인민들의 아름다운 념원이 담겨져 있다는 점이다.

할빈 금춘(金春)호텔의 주방장은 ‘대풍작’ 그 어떤 정교한 료리기술이 필요 없이 그냥 원초적인 방법대로 하는 료리라고 말했다. 감자, 호박 옥수수를 큼직큼직 썰어 깨끗이 씻어 준비하고 줄당콩도 잘 다듬어 깨끗이 씻는다. 가마에 기름을 다분히 붓고 생강, 마늘쪽, 파쪽, 팔각을 넣어 기름에서 고소한 향이 날 때까지 볶다가 모든 식재료를 함께 넣어 볶은 다음 물과 조미료를 넣어 끓어번지면 다시 압력솥에 넣어 김이 나서부터 15분간 더 끓인다. 마지막에 압력솥 김을 다 빼고 접시에 담아내면 완성이다.

잘 삶긴 신선한 찰옥수수는 진한 소스가 잘 배여 한입 베여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찰지다. 껍질이 아삭한 호박은 입에 넣으면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맛이 감돌아 사람들이 넋놓고 먹게끔 유혹한다. 흑토지에서 자란 노란 감자는 식감이 더욱 매혹적이여서 소스와 함께 밥에 비비면 세 그릇이 모자랄 지경이다.

가마솥에서 뿜기는 료리의 화기는 삶의 열기를 더하면서 ‘대풍작’은 중국 동북의 제야 식탁을 정복한 동시에 각지 농가락(农家乐)과 가마솥찜의 흥기와 더불어 다양한 형태로 음식 트렌드의 선두에 올라섰다.

/흑룡강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