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때문에” 음식랑비 여전히 심각

지난 1월 중순 상해 한 고급호텔 뷔페 안, 마감시간이 다가옴에도 음식이 가득 들어차있다. /신화통신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음식절약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결혼식 피로연이나 비즈니스 접대, 고급 호텔 등 장소에서는 여전히 랑비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로연, 뷔페, 고급 호텔 등 음식랑비 ‘심각’

최근 상해와 산서, 광동 등 지역의 고급 호텔 레스토랑을 확인한 결과 여전히 음식랑비가 심각했다. 특히 결혼식 피로연 자리와 뷔페 레스토랑에서의 랑비가 심했고 서양과자와 차가운 전채요리 등의 랑비률이 높았다.

상해 명천광장 JW메리어트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안, 마감시간이 가까워졌지만 배식대에는 여전히 음식이 가득했다. 사람들이 먹고 남긴 음식의 량도 상당했다. 뷔페측 관계자는 당일 소진되지 않은 음식은 모두 페기된다고 설명했다. 음식랑비를 줄이기 위해 레스토랑측은 고객 수를 토대로 대략적인 식자재량을 계산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산서성 태원시에 위치한 가든 홀리데이 호텔에서는 최근 결혼식 피로연이 진행됐다. 홀에 준비된 30여개의 식탁이 방문객들로 꽉 찼다. 그러나 피로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모두 떠났을 때 식탁에는 여전히 많은 량의 음식이 남아있었다. 일부 방문객이 전복 등 해산물을 포장해간 것 외에 나머지 음식들은 그대로 방치됐고 이미 개봉됐지만 절반 이상 남은 음료도 그대로 식탁우에 덩그러니 버려졌다. 식탁의 3분의 2가 남은 음식이 70% 이상이였다.

음식랑비 리유는 ‘체면 때문에’

소비자들은 결혼식 피로연 현장에서 음식이 많이 랑비되는 리유로 ‘체면’을 꼽았다. 산서성에서 피로연 준비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음식이 많이 버려지면 마음이 불편하다”면서도 “음식이 부족하면 고객들 사이에서 말이 나오기 때문에 부족할 바에 차라리 넘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접대자리에서 버려지는 음식이 많은 것 역시 ‘체면’과 관련이 있었다. 한 소비자는 접대가 끝나고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지 않는 리유에 대해 접대하는 사람은 자신이 린색해 보일가봐, 접대받는 사람은 어차피 자기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므로 가져가기 민망해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랑비를 줄이기 위해 료식업계에서는 반인분·1인분 주문, 포장용기 구비 등이 일반적인 관행이 됐다. 그러나 고급 호텔에서는 이와 관련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텔에서는 음식절약과 관련한 홍보물을 거의 게시하지 않았고 직원도 이에 관해 따로 언급하는 일이 없었다.

음식을 늘어놓고 실컷 먹고 마시는 것이 높은 신분의 표현이며 이러한 소비는 개인의 자유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5성급 호텔 료식부 관계자는 “주로 돈에 연연하지 않는 소득이 높은 고객들이 이곳을 찾는다”며 “절약을 강요하면 고객들의 반감을 살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음식 절약인식 심어야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방역정책이 완화되면서 료식업계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음식 절약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식량랑비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형원 산서대학 철학사회학원 교수는 사회심리학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많은 소비자는 집단문화의 영향을 받아 대세가 되는 소비방식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부서와 매체 등이 나서서 대중이 절약에 대한 인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고 이와 관련한 법률집행이나 감독업무 등 세부적인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