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따르릉-”
수업종소리가 울리자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오늘은 새로운 과문을 배우겠습니다. 친구들, ‘우정’이란 무엇일가요?”
“서로 돕고 아껴주는 친구를 가리킵니다.”
“딱친구라는 뜻입니다.”
“...”
친구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나는 대뜸 전학간 영미가 생각났다.
영미는 나의 둘도 없는 딱친구다. 동그스름한 얼굴에 앞머리가 차분히 덮인 이마, 머루알같이 까만 두 눈, 도톰하고 오똑한 코, 웃을 때면 덧이가 살짝 보이는데 그 모습이 아주 귀엽다.
3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언제나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던 영이와 나는 어느 한번 사소한 일 때문에 옥신각신 다투게 되였다. 나는 그후 한동안 영미와 한마디도 하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했다.
그러던 어느날 점심, 영이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함께 밥을 나누어먹어도 돼? 내가 도시락가방을 뻐스에 두고 내려서...”
“안돼! 내가 먹을 것도 모자라!”
화가 풀리지 않은 나는 퉁명스럽게 말하고 영미를 무시하고 혼자서 밥을 다 먹어 버렸다.
5절이 시작되여 수건돌리기 유희를 놀고 있는데 술래가 되버린 영미가 그만 쓰러져 병원으로 가고 말았다. 점심밥을 먹지 않은 영미가 쾅당하고 쓰러지게 된 것이였다. 순간 나는 옹졸하게 못되게 군 자신이 너무 미웠다. 후회막급했던 나는 하학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영미네 집에 찾아갔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듯 영미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마음 넓게 나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영미앞에서 나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
그 후로 우리 우정은 더욱 단단해졌다. 가끔 영미와 함께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나에게 우정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준 영미가 너무 고맙고 그립다.
/지도교원 림복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