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이가 우빈이에게

녕안시조선족소학교 6학년 1반 황우빈

우빈아, 안녕? 여름방학동안 키가 많이 컸더라. 우빈아, 키만 크지 말고 이젠 철이 좀 들었으면 하는 생각에 너에게 편지를 쓴다.

우빈아, 수업시간에 또 사고를 치면 어떻게 하니? 네가 소언이를 울리는 바람에 4교시 어문수업이 엉망이 되여버렸지. 제일 얌전한 소언이를 울리다니.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내가 다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은 심정이 든단다. 엄마가 말씀하시기를 녀학생들한테 그들만이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단다. 소언이 뒤에 앉아서 공부나 열심히 하면서 갑자기 발생한 일에 당황해하는 소언이를 못본척 해주면 얼마나 멋지니? 새로 전학해온지 얼마안되서 서먹서먹해하는 애를 넌 참지 못하고 입을 나풀거리며 놀려댔지. 결국 수업시간에 소언이가 울고 책을 찢는 사건이 생겨 어문선생님까지 화내게 했지. 너도 많이 후회했을 거다. 사내대장부로서 시시하게 녀자애들하고 다투다니. 너도 마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휴식시간에도 조용히 앉아 공부하는척 하더라. 그런 너한테 점심시간에 학습위원 은희가 하나 남은 막대사탕을 가만히 건네주었지.

“우빈아, 우리 좀 멋지게 행동하자.”

짧지만 힘있게 들리는 은희의 부탁.

사탕을 받으면서 너도 생각이 많았을 거다. 수업을 망친 너에게 눈총을 쏘며 원망할 대신 달콤한 막대사탕을 주다니. 지난학기 은희와 직일을 같이 하며 네가 조장인 은희 속을 적게 태웠니? 바닥을 쓸라고 하면 교실에서 달아나니고 바닥을 닦으라면 밀걸레대를 휘둘러 구정물을 튕기고. 나같으면 발로 팡! 속시원히 화풀이를 했을 거다. 그런 너한테 언제나 따뜻한 말로 일깨워주고 달콤한 막대사탕까지 내밀다니. 천사라도 저런 천사가 어디 있느냐? 어디 은희뿐이냐? 부반장 석산이도 네가 여러차례 울린 설기도 과자 한쪼각이라도 남으면 너한테 양보했지. 어쩜 우리 반애들은 한결같이 다 이렇게 착하냐? 물론 너도 알고 있을 거야. 친구들이 선생님께서 하시는걸 보고 배운다는 걸.

“우리 함께 따뜻한 사랑으로 우빈이를 변화시켜요.”

네가 사고칠 때마다 선생님께서 마음을 추스리고 노래처럼 친구들앞에서 하시던 말씀. 너를 따끔하게 혼내고는 사과 한알이라도 생기면 네 책상에 살짝 넣어 놓으셨지.

“우빈아, 곰곰히 반성해보고 잘못을 꼭 고치기 바란다. 너를 사랑하는 선생님으로부터”

마음이 사르르 풀리게 쪽지도 함께. 목석이 아닌 이상 순간 너도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꼈을 거야. 머리쓰기를 즐기고 친구들을 잘 도와주는 우빈이는 먼지 묻은 보석이라고 선생님께서 늘 너의 우점을 많이 찾아 응원해주셨지.

선생님 말씀이 맞아. 넌 먼지 묻은 보석이야. 하루 빨리 몸에 묻은 먼지를 싹싹 닦아내고 진정으로 반짝반짝 빛을 뿌리는 귀중한 보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랑한다. 우빈아. 넌 꼭 멋진 아이로 변할 수 있어. 끝까지 응원할게. 화이팅!

너의 딱친구 우빈이가.

2023년 9월 10일

/지도교원 최성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