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우정

치치할시조선족학교 6학년 박성운

안녕! 그동안 잘 있었지? 난 지금 너희들이 무척 보고파. 넌 한국에서 새 친구도 사귀고 잘 있지? 작년 이때쯤 너희 형제 둘을 보내면서 내가 제일 슬펐어. 가면 다시 못 볼거라는 생각에 너를 꼭 잡아두고 싶었지만 엄마, 아빠와 같이 생활하게 된다는 네가 너무 행복할 것 같았어. 한국에 가서도 처음엔 나한테 소식도 보내고 하더니 요즘은 소식전달이 없네. 좀 서운하지만 새 친구들과 잘 어울려서 나를 잊어버릴 수 있다고 내 자신을 달래고 있어. 본래 남자 친구가 너희 형제 둘 뿐인데 너희들이 가고 나서 난 5학년의 경동이와 놀 수밖에 없어. 우리 둘은 놀다가도 쩍 하면 싸워. 그래도 놀 친구가 없으니 또다시 화해하고 맞춰서 놀아. 여기서 경동이 나쁜 말은 하고 싶지 않아. 하여튼 우린 안 맞아.

선생님이 편지는 전하는 마음을 적는 글이라면서 일기처럼 적으라고 하셨어. 너한테 말하고 나니 이번 학기에 전학가버린 준기와 자함이도 보고파. 우린 지금 한 시내에서 살지만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니 만날 수 없어. 가끔 핸드폰으로 안부를 물어보거나 게임놀이를 드문드문 같이 하는것 뿐이야. 선생님도 너희들이 생각나는지 벽에 붙인 사진을 볼 때면 나한테 련락있는가고 물어보고 귀여운 얼굴들에 누가 락서를 했는가고 무섭게 물어보셨어. 사실은 내가 그랬지. 혜자도 같이 락서한 것을 알고 선생님은 무척 화가 나서 회복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으셔서 수정해 놓았지만 너희들 모습이 우습강스럽게 되였어. 사진을 보고 있으니 너희들과 같이 웃고 장난치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라.

네가 한국 간 다음 혜자가 왔고 이번 학기엔 준기와 자함이는 한족학교에 갔는데 선생님께서는 좋은 일이라며 말리지 못했어. 그들은 본래 한족애들이였으까. 이번 학기부턴 반에 나와 혜자뿐이지만 선생님께서 계속 진도도 엄격하게 다그치고 그저 지나쳐주지 않아. 난 수학을 어려워하지만 재호, 넌 수학을 아주 잘 했잖아. 거기다 성격도 나하고 잘 맞았는데. 혜자도 지금 출국수속을 하고 있어 언제쯤 갈지 몰라. 그러면 반에 나 혼자 남게 돼. 선생님은 나 혼자여도 학교는 있을 거라고 하셨어. 근데 너무 재미 없잖아. 우리 엄마도 좀 안달아 하지만 난 한족학교는 안 갈거야. 그래도 여기가 좋아. 5학년의 경동이도 나하고 이 생각은 같은가봐. 반에서 혼자지만 항상 기분이 좋아.

이제 내가 초중에 가고 고중에 가면 다른 친구들이 생기겠지. 그래도 재호 네가 제일 좋은 친구일거야. 우리 서로 소식을 전하면서 련락하자. 엄마는 내가 커서 한국에 갈 수도 있다고 했어. 이런 생각을 하면 행복해져. 우리 꼭 만나자. 그때 가면 난 뚱뚱한 너를 안고 빙글빙글 돌거야.

우리 여긴 요즘 늦가을 날씨여서 단풍이 지고 떨어지고 있어. 재호, 넌 뭐도 잘 먹으니 신체는 건강하지. 난 지금 배드민턴을 잘 쳐. 너와 시합해보고 싶어. 넌 항상 몸이 뚱뚱해서 씩씩거렸잖아. 재영이한테도 이 편지를 보여줘, 보고싶다고.

그럼 안녕, 잘 있어! 친구야!

영원한 벗 성운이가 치치할에서

/지도교원 리연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