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에도 드럼 치는 할머니

산동성 제남시의 한 음악단, 평균 년령이 73세인 단원들 가운데 드럼을 치며 주역으로 활약하는 할머니의 이름은 진월린으로 올해 90세이다.

70대 중반에 드럼을 시작해 90세에 베테랑이 된 진월린은 “북채를 들면 기운이 난다”고 한다. 힘찬 비트, 깔끔한 제스처, 열정적인 연주에 네티즌들은 “멋져요!”를 웨쳤다.

친구들 사이에서 ‘패셔니스타’, ‘음악의 달인’으로 불리는 진월린은 팀원들에게 늘 해맑은 웃음을 선사한다. 그녀가 보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류행이고 용감하게 꿈을 쫓는 것이 가장 쿨한 인생이다.

젊었을 때 진월린은 문예애호가였다. 1993년, 은퇴 후 친구 몇명과 함께 로인무용협회를 만들어 해외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70세가 되자 춤을 추기가 벅차 악기 하나를 배우려 했다는 진월린은 “공연을 볼 때 드럼표현이 있었는 데 이 악기가 사람에게 힘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없었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회억했다.

진월린은 드럼 입문 련습이 쉽지 않은 나이임을 체감했다. 손과 발을 병행하는 협동 훈련이 첫번째 난관이였다. 진월린은 집에서 드럼 연습을 하면 이웃에 소음이 될가봐 고무 북피를 사들고 음악을 들으며 박자에 맞춰 련습했다. 진월린은 빠른 템포를 찾기 위해 걸을 때마다 속으로 박자를 외웠다.

꾸준한 련습 끝에 진월린은 점차 박자를 맞출 수 있었고 협조력도 좋아졌다.

2006년, 73세의 진월린은 음악을 좋아하는 은퇴한 친구들을 모아 ‘석양장공무자원봉사대 악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리허설을 하고 현지 공익 공연에도 자주 나섰다. ‘살아있는 한 늘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나이가 한계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진월린에게 음악, 특히 드럼은 취미일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힘과 용기를 얻게 하는 원천이다. 몇년 전 뇌경색을 앓았던 그는 뜨개질, 재봉틀 밟기, 장보기, 료리 등을 통해 손발의 유연성을 익히면서 드럼을 계속 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얼마전 산동예술학원 현대음악과 사생이 진월린에게 밴드와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진월린과 밴드 멤버들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자기만의 장단을 연출하면서 젊은이들의 리듬도 동시에 느꼈다. 때로는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며 서로의 매력을 느끼고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월린은 나이는 한계가 아니라며 꿈과 사랑으로 더욱 다채로운 삶의 선률을 전달하고 있다.

진월린은 “삶은 알차게 살아야 한다.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함께 참여하고 함께 봉사하면서 즐거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인민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