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年06月02日 第05版:
  • ‘리발사’의 행복

    오늘도 나는 그이에게 머리를 깎아드리려 준비하다가 피끗 떠오르는 생각에 필을 들었다. ‘리발사’로 된 나에게는 그야말로 즐거움도 있고 행복할 때도 많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편

  • 풀들의 리별 방식

    호수공원 산책로에 들어서면

    엔돌핀이 퐁퐁 솟구치도록

    짙은 풀향기가 온 몸을 감싼다


    원예사의 손길에 의해

    산책로 량켠의 갖가지 풀들이

  • 고향 (외 3수)

    추억의 울바자에 사립문 삐걱삐걱

    심장의 안방에선 디딜방아 쿵덕쿵

    고향은 마음자락에 숨쉬며 살아있네


    향수의 언덕우에 피여난 노란 버섯

    초가삼간 하

  • 빈 그릇 (외 1수)

    안해는 쌀함박에

    쌀을 담고 스륵스륵

    씻어 돌을 일고 있다


    이제는 쌀을 일고

    있는 게 아니다

    안해의 지문을 먹어가며

    살아온

  • 마음의 뿌리

    얼마 전에 가졌던 어느 모임에서 고향친구가 하던 말이 늘 머리 속에 맴돈다.

    그는 한국에 가서 10여년간 힘든 일을 하며 돈도 벌만큼 벌었다고 한다. 하여 2년 전에 고향에 돌아왔는